작성일 : 2016-03-13 (14:57)
변산바람꽃, 복수초, 노루귀가 피었어요
글쓴이 : 권정숙 조회 : 3516

변산바람꽃ⓒ부안21

"부안에서 보내는 봄 편지"
변산바람꽃, 복수초, 노루귀가 피었어요

 

흙이 부드러워 농부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부안 땅 여기 저기 파릇한 보리가
동진강가 나문재 일으키는 바람처럼 싱그럽습니다.
수성당 동백이 햇살을 덥힙니다
햇살보다 마음이 먼저 길 따라 나섰습니다
해창 앞바다 봄바람이 내변산 치맛자락을 들춰봅니다
속살 부끄러이 의상봉 진달래가 수줍어 얼굴 붉힙니다

들은 산에게 산은 바다에게
바다는 다시 들에게
들은 사람들에게 그리운 편지를 씁니다.

이용범님의 '부안에서 보내는 봄 편지 1'이다. 위의 싯귀처럼 흙이 부드러워 농부의 손길이 바빠지는가 싶으면 변산에는 어김없이 변산바람꽃이 피어 변산의 봄소식을 전한다. 지난 21일, 올해 유독 눈도 많이 오고 강치가 심했는데 변산바람꽃은 피었으려나? 하는 마음으로 변산바람꽃을 찾아 나섰다. 어김없이 변산바람꽃은 거기에 피어 있었다. 복수초도..., 노루귀도..., 나도 이렇게 피었다구요... 하는 듯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지난해에 비해 좀 늦은 편으로 무리 중에 몇 개체가 얼굴을 내밀어 나를 반기는 듯 했고, 나머지 무리는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삼일절 무렵에는 만개할 것으로 보이며, 응달진 곳에도 3월 첫 주말이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변산바람꽃은 눈 속에서 꽃을 피워 제일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변산의 봄전령이다. 이렇듯 강인한 생명력으로 환희에 찬 봄을 알리지만, 그 만남은 너무 짧아 아쉽기만 하다.

변산바람꽃은 꽁꽁 언 땅 속에서 실낱같이 가는 줄기가 훈짐을 내며 뻗어 올라와 꽃을 피우고는 1주일 정도면 져버린다. 그리고는 주위의 덩치 큰 나무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결실까지를 마무리 해 버린다. 이것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변산바람꽃, 복수초, 노루귀 등 키 작은 식물들의 생존전략으로 키 큰 나무들이 잎을 틔워 햇볕을 가리기 전에 부지런히 서둘러야만 하는 것이다.

변산바람꽃은 1993년 선병륜 교수(전북대)가 변산에서 채집하여 한국특산종으로 발표한 인연으로 얻은 이름이다. 원래 앙증맞고 예쁘지만 이름 때문에 더욱 더 부안사람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꽃이다. 그런가하면 변산반도국립공원의 깃대종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변산바람꽃이 변산에서만 자생하는 것은 아니다. 설악산, 내장산, 마이산, 지리산, 한라산 등지에도 자생한다.



복수초

복수초는 눈 속에서 꽃을 피운다 하여 ‘얼음새꽃’이라고도 불린다. 또 해가 바뀌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고 하여 원일초(元日草)라고도, 꽃잎이 아침에 열렸다가 저녁에 닫히는 생태적 특성이 연꽃과 닮아 설연(雪蓮)이라고도 불린다.

그런가하면 복福자에 목숨壽자를 쓰는 복수초는 강한 생명력 때문에 문자 그대로 행복과 장수를 상징한다. 정월에 집안의 어른들에게 장수와 만복을 기원하면서 바쳐진 꽃이기도 하다.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25cm 이내로 산지 숲 속 그늘에 자란다. 원줄기에는 털이 없으나 윗부분에는 약간의 털이 있다. 잎은 마주난다. 꽃은 노란색으로 두상화서를 이루고 꽃받침은 흑록색으로 여러 개이며, 꽃잎은 20~30개로 꽃받침 보다 길고 수평으로 퍼진다. 수술은 여러 개이고 열매는 꽃턱에 모여 달려서 전체가 둥글게 보이며 짧은 털이 있다. 꽃밥은 길이 1∼2mm이다. 열매는 수과로 길이 1cm 정도의 꽃턱에 모여 달리며, 공 모양으로 가는 털이 있다.

복수초는 유독성 식물이지만 풍습성 관절염이나 신경통에 효험이 있고,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심장대상 기능부전증, 가슴 두근거림, 숨가쁨, 신경쇠약, 심장쇠약 등을 치료하는 데에도 좋은 효능이 있다고 한다.



노루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노루귀는 전국 어디에서나 흔하게 자란다. 다 자라봐야 높이가 10cm를 넘지 못하는 아주 작은 꽃이지만 생명력은 강해 변산바람꽃, 복수초와 함께 이른 봄, 눈을 헤치고 꽃자루를 내밀어 꽃을 피운다. 그런 연유로 파설초(破雪草), 설할초(雪割草)라고도 불린다.

노루귀 꽃자루는 대개 한 자리에 여러 개가 올라오는데 매우 보드라운 하얀 솜털이 부실 부실 나 있다. 꽃은 그 꽃자루 끝에서 핀다. 그런데 사실 노루귀는 꽃잎이 없다고 한다. 우리가 꽃잎으로 알고 있는 것은 꽃받침으로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노루귀는 꽃이 지면서 잎이 나오는데 세 갈래로 갈라진, 뒷면에 털이 돋아 있는 잎의 모양이 마치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하여 노루귀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노루귀는 예부터 약용되어 왔다. 한방에서는 노루귀를 장이세신(樟耳細辛)이라 하며,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여름에 채취하여 볕에 말려 두었다가 진통, 진해, 소종에 이용한다.

또,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독성이 있어 데쳐서 물에 충분히 우려낸 다음 먹어야 한다.

/허철희huh@buan21.com



***** 부안21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6-02-26 08:06)

 

(부안2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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