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5-09-19 (11:41)
머리 맑아지는 나무...?
글쓴이 : 권정숙 조회 : 3008

 

 

머리 맑아지는 나무...?
[2015년 9월달력] '순비기나무'

 

 

순비기나무는 바닷물에 닿아도 죽지 않는 내조·내염성 나무로 우리나라 황해도 이남의 바닷가 사구지대에 흔하게 자라는 나무다. 부안에는 고사포해수욕장, 적벽강 자은당, 두포, 솔섬, 모항 등지의 해변에 무리지어 자란다. 새만금 물길이 막히기 전 월포‧장신포‧해창 등지의 모래밭에 커다란 군락을 이루었으나 지금은 잡초에 묻혀 군락지가 잘 확인되지 않는다.

마편초과에 속하는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 L. fil.)는 낙엽지는 나무이나 따뜻한 곳에서는 사계절 푸르다. 부안은 순비기나무의 서식환경에는 추운 곳에 속하는 지역이어서인지 잎이 진다. 바닷가 모래땅에서 뿌리줄기(地下莖)가 옆으로 길게 뻗으면서 퍼져 큰 무리를 이루며, 높이는 20∼80cm이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 때문에 순비기나무를 만형(蔓荊)이라고도 한다. 잔가지는 약간 모가 져있고, 온몸에 회백색의 잔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마치 흰 가루를 뒤집어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디마다 2장이 마주달리는 타원형의 두툼한 잎은 길이 2∼5㎝, 너비 1.5∼3㎝로서 가장자리는 톱니가 없이 밋밋하다. 꽃은 7월부터 9월까지 긴 시간동안 핀다. 꽃은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로 달리며 보랏빛을 띤다. 꽃에는 밀원이 높아 많은 벌‧나비를 불러들인다. 꽃이 진 자리에 지름 5~7mm의 둥글고 딱딱한 열매가 열리며, 9~10월에 흑갈색으로 익는다.











순비기나무는 밀원식물로, 향수재료로, 약재로, 환경녹화용도로 쓰임이 많은 나무다. 특히 제주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나무다. 제주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뭍에 오르며 내는 숨소리를 ‘숨비소리‘라고 하는데, ‘순비기’란 이름은 이 ‘숨비소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제주 해녀들이 물질을 하다보면 수압이 강해 두통에 시달리곤 하는데 순비기나무의 열매를 치료에 이용했다고 하며, 불면증 치료제로도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향이 좋아 잎과 가지를 이용, 목욕용 향료 재료로 사용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국화베개’ 선물이 논란이 일었었는데, 순비기나무로 베개를 만들면 향도 좋을 뿐 아니라 불면증도 치료할 수 있으리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순비기나무 향을 한참을 맡다보면 머리가 시원해지는데다 불면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기에 해보는 생각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 순비기나무는 생리활성이 우수한 정유성분들이 들어 있다는 분석이 나와 향수로도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만형자(蔓荊子)라고 하며 신경성 두통 치료에, 눈이 침침하고 아프며 충혈되는 등의 안질 치료에, 또 뇌 속이 울리는 뇌명증과 귀가 울리는 이명증의 치료에, 여러 가지 통증, 타박상 등에 치료재로 쓰인다. 그러기에 제주 해녀들이 순비기나무 열매를 이용해 두통이나 이명증 등을 치료했던 듯하다.

/허철희huh@buan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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